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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15일, 전국적으로 수능시험의 열기가 고조되던 날, 대구의 모 수능 시험 고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당시 시험을 치루기 위해 같은 장소에 있던 해병대 1사단 본부대대 이동환 병장(22, 1016기, 군악병 수자폰 담당)의 적극적인 초기 진압으로 피해를 최소화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1월26일 부대에 따르면 전역을 3달여 앞두고 인생의 재설계를 위해 다른 수험생들과 마찬가지로 고사장을 찾은 이병장은 2교시 시험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던 12시40분쯤, 교실 앞쪽에서 갑자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했다.

이병장은 화재를 목격하자마자 제일 먼저 현장으로 뛰어들어 초기 진압에 나서 투철한 군인정신을 발휘했다.

이어 화재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감독관들과 함께 불길이 인근으로 번질 수 있는 가방, 책 등을 다른 장소로 옮긴 뒤, 소방차가 도착할 때까지 소화기 등을 이용해 자체 진화했다.

불길은 다행히 이병장과 다른 수험생들의 신속한 대처로 교실 앞 칠판과 케비넷만 그을린 채 5분 만에 꺼져 해당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만 다른 교실로 옮겨서 무사히 시험을 마쳤다.

이병장은 “당시 수험생들 대부분이 고등학생, 또는 그보다 한두살 많은 또래의 어린 친구들이이기 때문에 군인인 나 이외에는 화재를 진압할 사람이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손에 화상을 입은 것도 시험이 끝나서야 알았다”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 군인 누구든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와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당시 이병장은 시험을 마친 후 일부 매체의 인터뷰 요청이 있었으나 군인신분임을 이유로 사사로이 인터뷰할 수 없다고 거절해 위 사실이 경찰서와 해당 학교의 표창 내신 도중 부대에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수능시험을 같이 보기위해 당시 현장에 같이 있던 이병장의 친구 전현호氏는 “동환이가 해병대에 입대하고 더 남자답고 절도가 있어졌다”며, “화재현장에 제일 먼저 뛰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도 엉겹결에 함께 화재 진압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화재현장을 보고 바로 진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은 군인이었기에 가능한 것 아닌가”라며 자랑스러워했다.

한편 대구 수성구 경찰서와 해당 교육청에서는 이병장을 표창 내신하고 타인의 귀감으로 삼을 예정이다.

이 병장은 경북대 환경공학과 재학 중 지난 2006년 2월에 해병대에 입대하여 현재 전역을 3개월여 앞두고 있다.

/박두원 pdw7277@dbs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