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6일(일)
 

[현장취재]SK 비정규직 노동자 최저임금 협상에 갑질 지탄받아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 1천400여명 천막 농성 파업 돌입
-SK 인도네시아 재난구호 성금 30만달러 지원하면서 근로자 복지에 갑질


입력날짜 : 2018. 10.03. 08:45

[DBS동아방송]보도본부=국내 대기업 SK가 해외 재난구호 성금 지원에 큰 손을 펴면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 최저임금 인상에 갑질 횡포로 천여명의 근로자들이 파업에 돌입해 지탄의 목소리 이어지고 있다.

SK는 최근 대규모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에 재난구호 성금 30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SK는 2일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사회공헌소위원회를 긴급 개최, 해당지역의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기금을 지원키로 의결했다.

구체적 기부처와 방법은 인도네시아 정부측과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다.

SK는 30만 달러 지원과 별도로, 각 관계사별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는 그 동안 국내는 물론 해외 각지에서 대규모 자연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현금∙현물 제공과 무상서비스 실시 등으로 피해 복구를 지원해 왔다.

지난 2013년에는 중국 쓰촨성 지진 피해복구에 9억원을 지원했고, 2011년 일본 동북부 대지진 당시에는 13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 SK는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협상에 대해 빙상 보듯 대처해 전국 노조원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다.

기자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오래 전부터 나붙어 있는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조의 '투쟁현수막'들로 건물앞 일대가 얼룩져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현수막에는 최저임금 SK노동자는 못살겠다. 생활임금재취하자, 위험으로 내 몰리는 SK노동자 안전한 일터로 만들자라는 내용이다.

또한 전국노동단체들은 비정규직 파업을지지 합니다. SK는 대체인력투입을 중단하고 성실한 협상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영석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노조지부장은 6월 25일부터,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가 파업 선언 및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다시 투쟁에 나섰다고 말했다.

지부는 시급 1만 원으로 인상, 근속수당 및 감정노동수당 신설 등을 요구하며 4월부터 진행한 임금교섭이 결렬되자, 90퍼센트가 넘는 압도적 찬성 속에 파업을 가결했다는것.

생활임금 쟁취와 유연근무제 폐지, 직접고용 미전환 센터 즉시 전환, 안전한 일터 쟁취 등의 요구를 걸고, 6월 29일~30일 전면파업을 벌였고 지금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일 만인 5월 12일, 첫 대외활동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 1만 명 정규직 전환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5월 22일, SK그룹은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노동자 5,200명에 대한 정규직 채용을 발표했다.

새 정부 정책 기조에 호응하는 민간기업의 모범사례로 홍보된 SK브로드밴드의 정규직화는 홈앤서비스라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직접고용’이었다.그러나 SK브로드밴드가 100퍼센트 출자해 만든 홈앤서비스는 전국적으로 나뉘어져 있던 수십 개 하청업체가 하나로 통합된 것에 불과했다.

그나마 3개 하청업체에서는 1년이 지나도록 자회사 직접고용 전환조차 되지 않았다.

자회사 정규직화의 앙상한 실상이 드러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 2월 희망연대노조가 발표한 조합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노동자들이 “협력업체 비정규직 시절보다 처우가 나아지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530명 중 64.2%가 정규직 전환 이후 “변한 게 없다”고 답했고, 84.5%가 “여전히 비정규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59.8%가 가장 큰 불만으로 꼽은 사항은 “저임금”으로, 홈앤서비스 소속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은 원청인 SK브로드밴드의 30%대에 불과하다.

홈앤서비스 소속 노동자들의 임금은 기본급 158만 원에 식대 13만 원 그리고 별도 체계에 의한 성과급 성격의 ‘포인트’로 구성된다. 포인트는 직무별로 정해진 기준을 넘겨야 받을 수 있는 실적급으로,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과 경쟁으로 몰아넣는 현장통제 기제이기도 하다. 하청업체 간접고용 시기 존재하던 각종 수당은 모두 사라지고, 부족한 임금을 메울 포인트를 받기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밤낮없이 일해야 겨우 먹고살 수 있는 것이 SK브로드밴드 자회사 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지부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포인트제 폐지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포인트제 유지 입장을 고수하며 오히려 유연근무제와 선택적시간근로제를 들고 나왔다.

파업이 지속되자 7월 9일 홈앤서비스는 수탁업무 일부를 SK브로드밴드에 반납한다고 지부에 통보했고, SK브로드밴드는 외주업체를 통해 파업 대체인력을 모집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과 처우 개선을 위한 의지도 역량도 없을 뿐 아니라 원청의 대체인력 투입을 위해 수탁업무를 반납하는 홈앤서비스의 행태는, 원청에 종속된 자회사의 위상 그리고 자회사 정규직화의 기만적인 실체를 반증하는 것이다.

한편 SK그룹이 올 2018년 들어 7월까지 투자·인수 합병에 쏟아 부은 돈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3월 김동연 부총리를 만나 3년간 8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시설 투자뿐만 아니라 M&A 행보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노조측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갑질 형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 했다.

현장 리포터/하승현
촬영/서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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