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8일(수)
 

지자체들의 '속앓이'


입력날짜 : 2020. 03.21. 14:27

추교등 본부장
코로나19 사태의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를 당하고 있는 지역의 주민이나 중소·영세 상공인·자영업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지원금 지급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이를 알고 있는 자치단체들은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 탓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시가 중위소득 100%이하 117만7000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별 30만~50만원씩 지원하는 '재난 긴급생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다른 지자체들, 특히 기초자치단체들에게 이러한 대규모 지원책은 '언감생심'이다.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 '지방재정365'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54.29%다. 이마저도 지역별 편차가 상당하다.

서울시는 86.1%, 경기도는 70.46%, 세종시가 69.24%로 '톱3'를 기록했다. 반면 전북은 29.61%, 전남은 30.98%, 강원은 31.58%로 톱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정부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로 긴급재난생계비 지급이 가능해진 대구는 56.97%, 경북은 33.94%다.

기초자치단체는 사정이 더욱 열악하다. 서울 강남구는 74.36%, 경기 화성시가 67.35%, 경기 성남시가 63.42%로 톱3다.

반면 비수도권 지역에는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전북의 경우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주민 기본소득' 시행을 발표한 전주시가 35.37%로 유일하게 30%대를 넘겼다. 전북 14개 시·군 중 절반이 넘는 8곳이 10%대에 머물렀다.

지방정부의 재정난에 허덕이고 지역별 편차도 심한 이유는 '세입구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방세 세입항목은 취득세·등록면허세·레저세·지방소비세·주민세·재산세·자동차세·담배소비세 등이다. 덩치가 가장 큰 소득세·법인세·상속세·증여세 등은 모두 국비로 편입된다.

세입항목의 규모는 대략 8(국세) 대 2(지방세). 그래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2할 자치'라는 별명이 생겼다.

또 세입 구조를 보면 고가 부동산과 인구, 자동차가 많은 수도권의 재정 여건이 압도적으로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드러난다. 이 때문에 열악한 지자체에선 "담배를 많이 팔아 세금을 충당해야 하나"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SOC 확충 등 규모가 큰 지역 사업이나 정책 등은 국비 지원없인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자체가 여력을 총동원해 교부금 확보, 국비지원 사업 유치에 매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렵사리 지원받은 국비도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쓸 수 없다. 대부분의 사업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매칭'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한 광역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쉽게 얘기하면 난 5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먹고 싶은데 중앙정부에서 3000원 줄테니 45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사먹으라고 하는 격"이라며 "지자체 입장에선 사업을 안 할 수는 없고, 하려니 오히려 부담만 커지는 이중고를 겪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의 권영진 시장도 "(중앙-지방 매칭 비율은) 통상적으로 그동안 7대3"이라며 "하지만 피해 규모가 상당히 크다. 대구시에게 매칭을 하라 그러면 (지자체의 재정 사정상)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방공무원들의 임금마저도 '체불'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빠진 지자체도 있다. 당초 지방직 공무원 신분이었던 소방관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과제의 핵심이 '국가직화'였다는 것이 이를 반영한 것이다.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는 지난해 '자치분권 시행계획'을 통해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을 거쳐 6대4로 개편할 것"이라며 "2단계 재정분권 추진방안 마련 시 국세-지방세 구조 개편 및 추가적인 지방세수 확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무튼 지금은 중앙정부의 통 큰 지원을 기대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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