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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에서 BBK넘어 마무리까지…대선 '파노라마'
- 손학규 한나라당 탈당, 범여권 합류
- 한나라당 경선 이명박 승리, 박근혜 승복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확정
- 이회창, 한나라 탈당 무소속 출마
- 김경준·에리카김·동영상·특검…끝없는 공방

숨 가쁘게 달려온 올해 대선레이스가 종착역을 맞았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박근혜 전 대표간의 치열한 경선, 손학규 후보의 한나라당 탈당과 범여권행,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출마, BBK 사건, 범여권 단일화 난항 등으로 올해 대선은 수많은 굴곡을 겪어왔다.

◇ 손학규 한나라당 탈당, 범여권 합류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탈당은 이번 대선의 큰 변수가 됐다. 한나라당의 경선 '빅3' 중 한 명으로 이명박 후보, 박근혜 전 대표와 경합을 벌이던 손 전 지사는 지난 3월19일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당시 당내 경선의 시기와 방법 등을 놓고 타 주자들과 갈등을 겪어오던 손 전 지사는 당내 '빅2' 위주로 확정된 경선룰에 불만을 품고 탈당을 결행했다.

손 전 지사는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한때 한나라당의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일부 의원들과 당원들조차 대세론과 줄 세우기에 매몰돼 시대적 요청을 외면하고 있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명박 박근혜 양 경선 후보에 대한 당내 줄서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수도권, 30~40대 등이 주된 지지자였던 손 전 지사의 탈당으로 손 전 지사 지지층이 대거 이 후보에게 옮겨가는 효과가 나타났고 이는 이 후보의 경선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 후보는 손 전 지사 탈당 직전에 "(당에) 있어도 춥고 (당을) 나가도 추운 시베리아"라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손 전 지사는 지난 8월9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이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가해 정동영 후보에게 4만7385표 차로 졌다.

◇ 한나라당 경선 이명박 승리, 박근혜 승복

한나라당은 지난 8월20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대선 후보로 확정했다. 이 후보는 총 8만1084표(49.56%)를 받아 7만8632표(48.06%)를 받은 박 전 대표를 2452표차(1.5%p)로 이겼다.

이 후보는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박근혜 전 대표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양 캠프의 의원들이 서로를 고소하고, 당 윤리위원회에서 징계를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재섭 대표는 당 경선에 대해 "경선에서 우리는 '저래서 당이 안 깨지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말 피나게 싸웠고 당 대표인 저는 스파르타식으로 후보들을 가혹하게 다뤘다"면서 "당내 검증도 못 이겨내는 후보라면 우리를 리드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절벽에 밀어 넣었다"고 말했다.

치열한 당내 경선은 이명박 후보가 본선에서 겪을 각종 의혹제기에 대한 ‘예방주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확정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10월15일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을 17대 대선 후보로 확정했다.

당시 정 후보는 국민경선, 모바일 투표,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한 누적득표 결과 21만6184표를 기록해, 16만8799표를 득표한 손학규 후보를 4만7385표 앞섰다.

정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벅찬 감동과 함께 무거운 역사적 책임을 느낀다. 12월에 반드시 승리해서 여러분께 반드시 보답하겠다"면서 "피도 눈물도 없는, 한나라당식 천민 자본주의는 거부한다. 있는 사람을 위한 약육강식, 이명박식 경제는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대통합신당 경선과정에서는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추미애 신기남 김두관 천정배 등 유독 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으며, 후보들을 걸러내기 위해 신당은 여론조사 방식을 도입한 '컷오프'로 손학규 정동영 한명숙 이해찬 유시민 후보를 9월5일 1차로 통과시켰다.

대통합신당 경선 과정에서는 선거인단 동원 논란 및 노무현 대통령 명의 도용 문제 등이 불거져 논란이 됐다.

◇ 이회창, 한나라 탈당 무소속 출마

대통합신당 경선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는 50%대를 넘나드는 안정적 지지율을 보이며 정 후보에 비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11월7일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이명박 후보를 비토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함으로써 이 후보는 최대의 난관에 부딪혔다.

2002년 대선실패 후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이회창 후보는 이날 출마선언에서 이명박 후보를 겨냥 "정권 교체만 되면 대통령이 누가 돼도 나라는 저절로 바로 될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이고 또 위태로운 생각"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훼손됐던 나라의 근간과 기초를 다시 세우고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는 정권교체가 되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는 이 후보의 표를 일부 잠식하는 효과를 가져왔고, 경선 탈락 후 각종 인선에서 홀대를 받아오던 박근혜 전 대표 측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이회창 후보는 대선 막바지에 다달아서는 박 전 대표의 자택 앞을 두 번이나 방문,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 김경준·에리카김·동영상·특검…끝없는 공방

이번 대선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해온 이명박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가 잇따랐다. 그 중에서도 BBK 주가조작 사건은 가장 큰 파장을 일으켰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가 대선을 한달여 앞둔 11월16일 갑작스레 귀국, BBK의 사실상 소유주가 이명박 후보라고 주장했다.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과 부인 이보라씨도 미국 L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씨를 지원사격했다. 김씨의 어머니인 김영애씨는 이면계약서 원본 등 갖고 귀국,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를 했고 이 동영상은 UCC(사용자제작컨텐츠)의 형식으로 누리꾼들 사이에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지난 5일 검찰은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의혹 ▲다스 차명소유 의혹 ▲BBK 실소유 의혹 등에 모두 무혐의 결론을 내렸고, 한때 20%대 후반을 기록하기도 했던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40%대를 회복했다.

대통합민주신당돠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대통합신당은 BBK사건을 맡은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정치검찰"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와중에 이 후보가 직접 "BBK를 설립했다"고 말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고, 이 동영상은 이 후보에 대한 BBK 특검법의 국회 통과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 과정에서 국회에서 양당 의원들끼리 집단 난투극을 벌여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경선 당시부터 대선까지 집요하게 이어진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의혹 공방으로 인해 정작 중요한 정책검증이나 공약대결 등은 자취를 감췄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