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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문제를 놓고 설전을 이어가면서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군복합항으로 건설하기로 했던 제주해군기지가 군항시설로 변질됐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 대표는 "지난달 22일에 이명박 대통령이 제주해군기지를 빠르게 건설하라고 주문하자 총리실, 국방부, 해군이 일사분란하게 공사를 강행했다"며 "갈등해결에 앞장서야 할 대통령과 정부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한 대표는 무차별적인 공권력 남용으로 평화의 마을을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며 신부, 수녀 등 성직자와 외국인까지 가리지 않고 연행하는 등 마구잡이로 공권력을 휘둘러 우려하는 바가 크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참여정부에서는 애초에 민군복합형 기지로 만드는 것이었는데 (현 정부들어) 일방적인 해군기지로 변경하고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절차적인 정당성이 결여된 국가사업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국무총리 시절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던 한 대표가 이제와서 말을 바꾸고 있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영상으로 제작한 제주해군기지 관련 한 대표의 발언록을 공개하며 "국민들이 가장 혐오하는 정치인의 행태가 바로 말바꾸기"라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한 대표는 한미FTA, 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해 말바꾸기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양치기 소년처럼 자주 말을 바꾸다가는 위험이 닥쳐올 때 혼자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 '말을 자주 바꾸는 사람은 지도자의 영역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나왔는데 최근 한 대표는 한미 FTA와 제주도 해군기지와 관련해 거의 달인에 가까울 정도로 말바꾸기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이번 총선은 자기 상황에 따라 말 바꾸는 세력과 국민과의 약속을 생명처럼 여기는 세력 간의 싸움"이라며 "말 바꾸기 세력들에게 어떻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서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