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본격 가열되고 있다.

3일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회는 예산안 상정을 완료하고 예비심사보고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머지 상임위 역시 이번주 중 예산안 상정 절차를 끝내고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6~7일 종합정책질의, 10~13일 부별심사를 진행하는데 이어 16일부터는 계수조정소위를 가동하고 각 상임위의 예비심사보고서를 토대로 집중 심사에 들어가게 된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대적인 손질을 가하려는 야당과 이를 차단하려는 여당 사이의 기싸움도 뜨거워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창조경제 사업 등 이른바 '박근혜표 예산'을 집중 겨냥하며 대대적인 정부 예산안 수정 방침을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창조경제 등 박근혜 정부 중점 추진 과제 예산 뿐만 아니라 전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후속사업, 해외에너지 자원 개발 사업 예산 등도 '문제사업'으로 규정짓고 삭감 리스트에 올렸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10대 핵심 삭감 사업으로 △글로벌 창조지식 경제단지 조성사업(55억원) △원격의료 제도화 기반 구축 사업(10억원) △나라사랑정신계승발전 사업(35억원) △DMZ 평화공원 조성 사업(394억원) △KF-16 성능개량사업, K-11 복합소총, 통영함 건조사업 등 부실 방산사업△유전개발사업출자(1150억원) △특수활동비(8820억원) △국토발전 역사관 건립(35억원) △하이브리드차량 구매 보조금 지원(404억원) △국가하천유지 보수(1869억원)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들 사업에서 최소한 5조원 이상을 삭감하고, 대신 △경기활성화를 위한 투자 △지방재정지원 △보육국가부담 확대 △사회안전망 확대 등의 사업 예산 등을 대폭 증액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예산 항목에 '정쟁의 색깔 입히기'나 '무조건적인 칼질'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라고 야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새누리당은 특히 정부 예산안에 대해 "경제활성화 및 서민복지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편성했다"고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삭감 사업으로 꼽은 창조경제지원 예산(8조 3000억원)을 비롯해 △지역경제 활성화(1조 2080억원) △무역 및 투자유치(5829억원) 등을 경제살리기 예산으로 꼽았다.

서민복지와 관련해서도 "복지노동예산은 115조 5000억원으로 전체예산 중 30.7%에 달한다. 처음으로 전체예산의 30%를 넘어섰다"고 야당의 공세를 차단했다.

아울러 여당은 "일자리 예산도 7.6% 증가한 14조 3000억원에 이른다"며 "특히 송파 세모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기초생활보장예산도 8조 1254억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세출 예산 뿐만 아니라 세입 예산에서도 여야는 접근법을 완전히 달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부자감세 철회"를 주장하며 대기업 비과세 감면 폐지, 법인세 인상 등을 기본 원칙으로 내걸었다.

새정치연합은 법인세 인상 등을 통해 연평균 9조6000억원의 추가 세수 확보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민생 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부자감세는 없고, 오히려 부자증세와 서민감세를 해왔다"며 현재의 경제 상황을 감안해 법인세 등의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출 예산안에 대해 여야가 합의점을 찾더라도 세제 개편 등 부수 법안 심사에서 여야가 진통을 겪을 경우 법정시한(12월 2일) 처리를 못지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박경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