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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31일 "'언젠가 63 세대가 이 나라를 맡으면 잘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만 막상 우리가 정권을 교체하고 '63 세대'가 정권을 잡으니 매우 두렵기도 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이날 오후 마포구 한정식집 '거구장'에서 회원 8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6.3 동지회 정기총회 및 송년회'에 참석해 "기쁨은 잠시이고 두려운 마음이 더 큰 것이 나의 솔직한 고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이재오 의원, 김덕룡 의원,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 등이 동석한 이날 행사에서 회원들은 이 당선자에게 당선 축하 선물로 초상화, 도자기, 꽃다발을 증정했다.

이 당선자는 "10년 간 흐트러졌던 모든 것들을 제자리에 잡으면 더 큰 저항이 있으리라고 본다. 향후 5년이 순탄한 길은 아니라고 짐작한다. 쉽지 않으리라고 본다. 아마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길목마다 큰 재앙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당선자는 "'63세대가 정권을 잡아서 정말 잘 됐다' '63세대가 우리 역사에 족적을 남겼다'는 소리를 들어야 이 자리의 여러분들도 헌신적으로 노력한 보람이 있을 것이다. 전국에서 알게 모르게 63 회원들이 모여서 힘을 실어줬고 그런 순수한 도움이 큰 힘을 발휘했다. 여러분은 나를 만들어준 중심 세력이었고, 최고·최대의 협력체였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 당선자는 이어 "내가 지금 무슨 욕심이 있겠느냐. '대통령이 됐으니 권력을 휘둘러 보겠다' 이런 생각 하겠느냐. 지금 시점에서는 어떤 생각도 없다"면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 보자"고 독려했다.

이 당선자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도록 할 역사적인 소명이 내게 주어졌다"며 "섬기는 정신으로 일을 해 나가고 그렇게 해서 잃어버린 권위를, 국민이 준 권위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김덕룡 의원은 이 자리에서 "(63동지회에서) 당선자를 만들고 (이경숙) 인수위원장을 만들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대리만족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제 우리가 울타리가 되고 박수부대가 되서 (이 당선자를)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6.3동지회는 1964년 한일회담 반대와 당시 박정희 정권의 계엄령에 항거한 항일 반독재 정신을 담고 있는 6.3학생운동을 기념해 만든 단체다.

이 당선자는 이재오 의원에 이어 이 단체의 회장을 역임했으며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이 모임의 자문위원으로 일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