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고민에 빠졌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자질 논란을 가까스로 수습하고 숨을 돌리기가 무섭게 '삼성 떡값' 정국이 청와대를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측은 일단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면서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지만, 야당의 공세가 가속화되고 여론이 악화될 경우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5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현 정부의 삼성 떡값 고위 공직자는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와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청와대측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수장이자 새정부의 색깔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인 국정원장 내정자와 이명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거명된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그러나 "사실 무근"이라면서 여유있는 표정을 지었다.
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선 과정에서도 상대를 흠집내기 위해 '아니면 말고 식'의 네거티브 공세가 극성을 부렸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자체 조사 결과 거론된 분들이 떡값을 받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종찬 민정수석도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해명자료를 통해 "막연한 소문이나 추측에 근거한 폭로성 주장이란 점에서 BBK사건과 비슷하다"면서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언론에서 보도가 되면서 내사를 진행했고 본인들이 받은 일도 없고 삼성측에 간 일도 없다는데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느냐"면서 "청와대의 공식 대응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청와대가 '문제 없음'이라고 판단했더라도 정치권의 공세가 강화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분명한 해명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7일로 예정된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극대화시키려는 야당의 정치적 전략에 청와대가 언제까지 '버티기'로만 일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소영' '강부자' 등 신조어를 낳은 새정부 인사시스템 비판에 이어 '삼성 떡값' 정국까지 맞물리면서 결국 청와대가 읍참마속의 국정운영 타개책을 마련해야할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다음주부터 진행될 부처별 업무보고를 통해 새정부의 정책기조와 구체적인 실천 방안 등 정책적 로드맵 일정을 잡아놓고 있지만, 인사 파문과 삼성 떡값 정국이 쉽게 가라 앉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
|
 |
 |
 |
 |
|
 |
|
 |
|
 |
|
 |
|
 |
|
|
||||||||||||||||||||||||
기사 목록 
프린트 화면 
메일로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