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S 동아방송(Dong-A Broadcasting System)

한나라당은 4일로 예고한 단독 등원을 앞두고 야당에 대해 장외투쟁 중단을 촉구하는 등 전방위 공세를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야당과의 등원 협상이 모두 성과 없이 끝난데 대해 마지막 압박카드로 국회의장을 단독 선출하겠다며 거듭 강경 방침을 밝혔으나 도리어 당 안팎의 반발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홍준표 원내지도부가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국회파업이 그칠 줄을 모르고 있다. 민주당이 촛불을 핑계 삼아 국회등원을 늦추면 늦출수록 어려운 민생과 경제는 추락만 거듭하게 될 것"이라며 "눈앞의 정치투쟁은 쉬워 보이겠지만, 국민과 역사는 야당의 무책임한 국회파업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당 지도부는 국회 등원의 시기를 검토하다가 돌연 입장을 바꿔 시위에 참여하겠다고 방침을 정했고 참으로 소신도 없이 무책임한 오락가락 행보"라며 "국회는 민주당이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고, 안 들어오고 싶으면 안 들어와도 되는 놀이터가 아닌 만큼 민주당 지도부는 책임 있는 자세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민생에서 손을 놓고 있으면 서민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난다"며 "여의도 연구소 여론조사 결과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일부 야당을 빼놓고라도 개원을 하고 국회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51대 37로 훨씬 높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론의 추이가 식물 국회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전반적인 인식인 만큼 1시30분에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님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어젯밤에 다른 야당 의원들과 대표들과 연락을 취해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민주당은 서민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고 서민의 고통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원내대표 취임 이후 새로운 여야 관계를 만들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며 많은 노력을 했는데 돌아온 것은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야 관계 유지를 위해 야당 원내대표에 대해 단 한 번도 인신공격을 한 적이 없었다"며 정치적 작태와 그 수준이 참으로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희태 신임 대표가 이날 합의등원이 원칙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박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원내대표의 단독개원 방침에 대해 "오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오늘 최고위원회의가 있고 또 의원총회도 있으니 최종적으로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 "숫자적으로 가능하다는 것하고 정치적으로 가능한 것은 다르다. 우리가 숫자적으로는 과반수를 가지고 있으니 무소속 협조를 안 받아도 가능하지 않느냐"며 "그러나 그것이 꼭 정치적으로 가능하고 아무런 후유증이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냐라는 점은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는 대표 취임 이후 여야관계 복원이 과제이고 홍 원내대표는 등원 협상에 실패하고 마지막 카드로 꺼내든 것이 단독개원으로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데다 어느 한쪽이 물러설 경우 지도력에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최종 당론을 정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