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북구의회의장 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 부인에게 거액의 청탁성 뇌물을 건넨 현역 기초의회 의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후반기 의장에 선출된 지 꼬박 두달만이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이성윤)는 2일 의장선거 과정에서 국회의원 부인에게 수천만원대 뒷돈을 건넨 혐의(제3자 뇌물교부)로 광주 북구의회 최운초 의장(63.통합민주당)을 구속했다.
최 의장은 구의회 의장 선거를 앞달여 앞둔 지난 5-6월께 '의장에 당선되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과 함께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 부인 J씨(55)에게 두 차례에 걸쳐 모두 8000만원을 건넨 혐의다.
검찰은 '현직 북구의원 K씨가 의장당선을 노리고 J씨에게 3000만원을 건넨 뒤 낙선됐으나 일부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익명의 투서를 바탕으로 북구의원 K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J씨의 금융계좌에서 이와 같은 금전거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J씨에게) 돈을 건넨 것은 맞지만, 빌려준 것일 뿐 청탁성 뇌물은 아니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영장전담 유승룡 부장판사는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검찰은 핵심 관련자인 J씨를 지난달 27일께 1차 소환 조사한데 이어 금명간 추가 조사할 방침이며, 북구의회 소속 의원 2명도 1차 소환해 계좌분석에 나서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최 의장과 J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이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은 또 J씨가 최 의장과 의장 경쟁자였던 K의원으로부터 8000만원, 3000만원을 따로 따로 건네받은 뒤 K의원에게는 이 가운데 1500만원을 브로커 역할을 한 전 광주시의원 N씨를 통해 돌려 주고, 최 의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의장 선거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공직선거법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총선출마자의 부인인 J씨가 어떤 명목으로든 첫 금품을 받은 시점이 4월3일로 총선을 앞둔 시점이었다는데 주목, 남편의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는 등 다각적인 수사를 펴고 있다.
광주지검 한명관 차장검사는 "돈의 사용처를 밝히기 위해 여러 가능성을 놓고 깊이있는 수사를 진행중"이라면서도 "돈을 받은 사람이 J씨이기는 하나 뇌물제공자가 과연 J씨만을 바라보고 거액의 돈을 건넸겠느냐 하는 상식적인 의구심에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혀 현역 의원과의 관련성 여부가 중요 수사대상임을 내비쳤다.
광주/류계석기자1638yks@dbs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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