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뇌졸중 투병 소식에 한국인들 사이에서 북한 정권 붕괴와 통일에 대한 염원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고 AP통신이 서울발로 14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추석을 맞아 실향민 수백명이 임진각에서 모여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그리워 하는 모습을 전하며 김 위원장의 뇌졸중 소식은 오랫동안 헤어진 가족들을 재회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란 희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평양에서 열린 정권 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했으며, 이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사실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올해 66세인 김 위원장이 뇌졸중 관련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회복 단계에 있다고 밝혀 그의 건강이상설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 역시 14일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지난 4월부터 집무 중 수시로 의식을 잃는 심각한 상태였으며 이 때문에 당의 업무와 같은 중요한 결재 사항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시를 내리지 못했었다고 북한 내부사정에 정통한 신뢰할 만한 중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 마이니치 신문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확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은 정화자(75)씨의 발언을 인용, “김정일의 투병 소식을 접하고 기쁨에 박수를 쳤다. 김정일이 빨리 죽어 고향인 북한 땅을 다시 한번 밟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정씨는 김 위원장의 죽음은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인들의 정권에 대한 반발을 이끌어내고 남북 통일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은 최길선(84)씨의 “죽기 전에 통일이 되는 것은 보지 못할 것 같다”는 발언을 인용, 일부 한국인들은 김 위원장의 죽음이 통일 또는 북한 정권 붕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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