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의 국회 처리를 앞두고 여야 간 힘겨루기가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FTA 관련국회 시정연설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24일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가진 간담회를 통해 "이 대통령에게 국회에 나와서 (한미 FTA 대국민 설명) 연설을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면서 여야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황 원내대표는 여야 초청 형식으로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연설로 야당에게 FTA 통과를 압박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우려가 있고,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략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1차적으로는 사실상 거부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우리는 일단 3대 선결요건을 조속히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지난 번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방미 결과를 설명할 때도 박 의장이 그런 제안을 했고, 손학규 대표는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여야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숙려기간을 갖자"고 제안했고, 여야는 10·2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문제를 다시 논의키로 했다.
한나라당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김 원내대표도 '이 대통령이 야당의 의견을 상당히 수용하는 형태로 연설을 하면 의회주의를 살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면서 "여야가 충분히 의견을 나눈 뒤 이 대통령의 내달 초 해외출장 이후 (국회 연설)일정을 잡았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도 "선거가 끝난 뒤 좀 더 협의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국회/박경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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