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S 동아방송(Dong-A Broadcasting System)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가 ISD(투자자-국가소송제)를 두고 여야간에 갈등을 보인 가운데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각각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설전을 벌였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투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보다 해외투자가 훨씬 많기 때문에 ISD는 정부에 따르면 모든 투자협정의 기본적인 골격으로 우리가 받아들이고 있다"며 "아직도 한국정부는 한 건도 제소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재협상에 들어갈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해야 되는 우리 FTA를 먼저 비준해주고 양국 간에 발효시키면서 얼마든지 시간이 있다"라고 여당의 입장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ISD로 합의가 깨졌다면 피해보존대책으로 합의한 다른 내용들도 원점으로 돌아가는가?"라는 질문에 황 원내대표는 "정부는 여야 합의가 깨졌다면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의 협의에 대한 모든 권한을 야당에 맡긴 것인데, 정치적으로 큰 이득을 갖게 됨에도 불구하고 왜 포기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또 이에 대해 "야당이 FTA를 야권연대 때문에 희생물로 삼는 것이 아닌가"라며 "정치적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한편 황 원내대표 다음으로 출연한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간의 합의문 논란에 대해 "비공개로 된 합의문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우리를 압박할려고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의 말에 따르면 "양당 의원총회와 최고회의에서 추인받은 내용을 확정짓기 위해 조건부 가서명을 했다"며 "이것은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본 것"이라고 밝혔다.

또 ISD에 대해서는 "아직 미국 측으로부터 재협상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이 없다"며 "그런 약속만 받아오면 얼마든지 정상처리가 가능하다"고 야당의 입장을 전했다.

황 원내대표가 주장한 "ISD관련 소송 사례가 우리나라에서는 한 건도 없다"는 내용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BIT와 FTA에서의 ISD를 혼동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FTA에서의 ISD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유롭게 우리 기업의 주식을 산 주주가 한국의 정책변화로 인해서 자기가 자기 주식이 가치가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이게 허용되면 우리나라 공공정책 전반에 제약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FTA를 맺은 17개 나라 중 파나마, 모로코, 콜롬비아같은 작은 나라에만 ISD가 있다"며 "호주, 이스라엘에는 ISD가 없다. 우리가 이 정도 대접은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비준안의 직권상정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황 원내대표와 남경필 위원장 등 22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난해 '강행처리는 안 하겠다'는 내용에 서명했다"며 "만약 어기게 되면 19대 국회에 출마 안 하겠다는 말까지 했는데 그런 선택을 하진 않을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경순기자